전쟁 위기가 고조될 때, 이 자산을 주목해라
이스라엘과 이란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란이 수백대의 드론과 수십발의 재래식 탄도 미사일로 이스라엘의 본토를 타격했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는 이란의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확전을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는 최악의 사태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지정학적 위기가 금융 시장과 투자에 있어 이미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우리는 자산을 지키고 성장시켜야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가능한 3가지 대응 전략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이나 달러 보유를 늘린다
전쟁이나 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돈이 이동이 일어납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가치가 올라가게 되죠. 시장의 큰 흐름에 맞춰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달러보유를 늘리는 건, 당장의 수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추후를 도모하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어떤 자산이 위험자산인지 안전자산인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은 위험자산입니다. 투기등급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암호화폐는 어떨까요? 대표적인 위험자산입니다. 이 점을 주의해야합니다.
안전자산에는 일반적으로 금, 달러, 미국채 등이 포함됩니다. 금은 GLD(SPDR Gold Shares) ETF로 쉽게 투자할 수 있고, 달러는 ETF도 있지만 환전을 통해 직접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이나 달러 외에도 미국 국채 10년물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무위험 수익률(risk-free rate)이라고도 부를 정도니까요. 일반적으로는 그렇겠으나, 이 경우에는 역시 주의해야합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중동 등 주요 원유 생산 지역에 발생할 경우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분쟁 지역이 러시아-우크라이나처럼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거나, 이번 중동 분쟁의 홍해처럼 주요 무역 경로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유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커지면,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등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됩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합니다. 채권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2) 유가 상승을 대비한 원자재 투자
유가 상승을 기대하고 원자재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원유 선물 ETF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선물은 만료 기간이 있는 상품인데, 선물 ETF의 경우 만료 기간이 지날때마다 아직 만료가 다가오지 않은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계속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그 비용은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상승분을 온전히 누릴수 없게 됩니다.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대신 원유와 관련한 주요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한 ETF에 투자함으로써 원유 상승에 베팅할 수 있습니다. XLE(The 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는 엑손모빌, 셰브론 등 주요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 분야 ETF입니다.
원유 등 에너지 분야 외에도,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분을 누리고자 한다면 GUNR (FLEXSHARES MORNINGSTAR GLOBAL UPSTREAM NATURAL RESOURCES INDEX FUND) ETF와 같이 금속, 에너지, 농산물에 약 30%씩 고르게 투자하는 ETF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3) 주식은 에너지, 빅테크, 국방
에너지 기업 ETF를 통해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엑슨모빌(XOM)과 셰브론(CVX) 등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 기업 외에는, 유가 상승 및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풍부한 현금흐름과 현금보유량을 가지고 있는 빅테크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주나 성장주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는 성장하는 데 집중합니다.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최근 또는 미래의 12개월 순이익 기준으로, 몇 년간 벌어야 주가만큼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을 바탕으로 주가를 높이지만,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매우 위험합니다. 대출이 많고, 성장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는 막대한 현금을 가지고 있고 높은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므로, 높은 금리가 장기간 유지되어도 버틸 수 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따라서 주식 자산군에 계속 투자하고자 한다면, 매그니피센트7으로 묶여서 불리기도하는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PLTR)와 같이 전쟁 상황에서 수요가 높아지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국방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회사로, 팔란티어의 대표적인 고객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할 때 주목받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전쟁은 불행한 일이지만, 개인의 자산 성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이니만큼 냉정하게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지정학적 위기가 투자 자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 방법을 미리 고민해두는 것은 필요합니다.
“위험 자산을 줄이고 달러 보유를 늘린다”
이 글에서 한 가지만 기억해야한다면, 이 말입니다. 꼭 금이 아니어도 됩니다.
달러의 수익률이 낮아서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달러를 보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 때 늘린 달러를 활용하여 가치가 하락한 위험자산을 매수할 수 있다면, 그 달러의 수익률은 어떤 위험 자산의 수익률보다도 높을 테니까요.